아 맞다. 나 달리기 좋아했었지!

박수빈
2024-08-31

지난 주 수요일 오전 우중런, 저녁 열대야에 달리기를 하고 하루만에 달리기랑 급격히 멀어져버렸다.

아 이렇게 해서는 나 진짜 달리기가 싫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 과감히 마음을 푹 놓고 무더운 날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달리기를 미루고 미루다 밤 공기가 조금은 선선해짐을 느꼈다.

'조금 뛰어볼까?' 

벼락치기하듯 일요일 훈련을 앞두고 목요일 저녁, 익숙한 건대 호수를 달렸다. 

더위가 조금 가시고 나니 비로소 내 몸과 마음을 바라볼 수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에너지가 부족하구나, 느린 페이스에 조바심을 내고 있구나. 

어제 노을이 지는 황홀경의 한강을 달리며 다시 한 번 느꼈다. 아 맞다 나 달리는 거 좋아했지!

달리기 좀 한다 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애를 쓰다가 어깨부터 손끗까지 저릿저릿해지는 걸 느꼈다. 

서서히 행렬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내 몸을 바라보고 기다려줬다. 

그래도 내 몸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구나. 슬슬 재밌는데?

8월의 끝자락, 비로소 아침저녁으로 뛰기 조금은 좋은 날씨가 되었고 즐길 준비가 되었다. 

9월에는 더 힘차게 달릴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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