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박수빈
2024-08-31


3년만에 지면을 딛고 차는 이 느낌이, 숨이 가빠오는 이 느낌이 좋지가 않았다. 나 예전에 어떻게 뛰었었지? 달리기를 좋아했던 그 기분이 이제는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무릎이 급격히 안 좋아져서 모든 운동을 그만두고 요가에만 집중했던 3년, 지나고나니 너무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졌구나. 내면에 에너지를 쏟고 있으니 스스로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외부의 에너지와 활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무작정 도시마라톤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분명 뛰면서 명상도 하고 생각 정리가 되는 그 재미로 뛰었던 것 같은데 그냥 힘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뭔가 잘못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너무 애쓰지말고 나를 기다려줘야겠다.

10주라는 길의 끝엔 달리기를 즐기고 있는 내가 기다리고 있기를.

“나, 달리기와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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