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북이고 싶었는데.

권혁진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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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기원'이를 만나 함께 차를 타고 훈련 장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내 이름이 들려왔다. "야! 혁진아!" 고등학교 친구 두 명이었다. 포천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한 테니스 듀오, '가회와 기훈'이었다. 두 사람은 테니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최근 테니스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친구들이다. 나는 "저번에 준우승했으니 이번에는 우승해야지!"라고 말하니, 가회가 대답했다. "2등이 좋아. 계속 할 수 있는 동기가 생기잖아." 이 새끼 멋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그 순간은 정말 멋있어 보였다. 기훈이는 나와 함께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던 친구이고, 가회는 쉬는 시간마다 함께 축구를 하던 친구다. 아침부터 친구들을 만나니 옛 생각이 많이 났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었다. 첫 훈련은 '인터벌 훈련'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빠르게 달리는 게 아직 두렵다. 이유는 단순하다. 금방 지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빠르게 달렸다. 그래서 결국 금방 지쳐버렸다. 후회가 되었다. 내가 스스로 빠르게 달리면 금방 지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꼭 어릴 적 읽었던 동화 '토끼와 거북이' 같았다. 자만은 한순간이다.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순간, 세 번은 생각해야 한다. '너 진짜 할 수 있어?' 하지만 나는 단 한 번의 고민도 없이 그냥 전력 질주로 달렸다. 모든 훈련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결국 중간에 나와 잠시 쉬었다.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심호흡을 하면서 생각했다. '바보, 완주가 목표라면서 왜 이렇게 조급해했을까?'


나는 내가 뛰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뛰면서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이 뛰는 모습이 좋은 이유는 노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나아가려는 모습' 그 모습이 너무 멋있다. 처음 이 느낌을 받은 건 '2023 서울마라톤 10K'를 완주하고 사람들을 응원하면서였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일본 선수였던 한 사람이 결승선이 얼마 남지 않은 곳에서 멈춰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한쪽 발이 바깥으로 돌아가며 불편해 보였지만, 그걸 억지로 맞추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그 사람은 결국 끝까지 달려 결승선에 도착했다. 그 모습에 난 감동했다. '아 XX 진짜 XX멋있다.'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낮잠을 자기 전 다짐했다. '조급해하지 말자, 나는 할 수 있다.' 그리고 잠들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꿈을 꿨다.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눈을 떴을 때 행복했다. 아마도 꿈에서 무언가 해냈던 것 같다. 이번 훈련에서 나는 한 가지를 배워서 간다. '조급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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