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식
2024-08-27

 0a11a8a0f585f.jpg 학교에 다닐 때 나는 별로 체육시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운동신경이 지나치게 후져 야구를 하던 농구를 하던 베드민턴을 치던 허우적 거리다 웃음을 사기 일 수 였다. 거기다 지금과는 다르게 체력도 최하위에 덩치도 반에서 제일 작아 친구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구박받는 시간이 체육시간이었다. 성적도 체육이 제일 낮았다. 수행평가를 다 망쳐서.. 그래서 체육시간에 배웠던 것들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21살, 머릿속으로 수십편의 병역기피 시나리오를 써왔던 나는 무엇에 꽂힌건지 해병대 수색대에 지원하게 됐다. 당시 해병대 수색대는 3km 구보와 수영을 포함한 몇가지 체력 테스트를 통해 선발되었다. 3km 구보는 12분 30초 이내에 들어와야 만점이었다. 이를 만족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때에는 지금처럼 러닝 관련 지식을 찾아보지 않았고 집 근처를 무작정 달렸다. 비염이 있어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이 있었고, 달릴 때에도 마찬가지로 입으로 호흡을 했다. 달리기를 시작할 즈음이 2월이라 공기가 아주 차가웠고 입으로 호흡하면 얼마가지 않아 폐가 얼어붙는 듯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숨도 찬데 가슴도 아프니 1-2km를 달릴 때도 걷다 뛰다를 반복하게 됐다. 

 이대로는 3km를 12분 30초 안에 들어오기는 커녕 쉬지 않고 3km를 완주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이 들었을 것이다. 며칠 달리기를 지속하던 중 불현듯 체육시간에 선생님이 알려준 달리기 호흡법이 생각 났다. 왼발에 한번, 오른발에 한번 코로 짧게 두번 숨을 들이 마시고, 다시 왼발 오른발 두번 발을 구르는 동안 입으로 후- 숨을 내뱉는 방법이었다. 학교 다닐 당시에는 코가 꽉 막힌 상황이라 이 호흡법을 시도해볼 수 가 없었으나, 수영을 배우면서 코가 뚫렸고, 발에 맞추어 코로 짧게 두번 들이쉬고 입으로 길게 한번 내쉬는 이 호흡법을 시도해 볼 수 있게 됐다. 당연히 코로 들이 쉬는 것이 어색하고 어렵고 답답했지만 이게 무조건 정답이라고 마음을 굳게 먹고 호흡법에 적응해 나아갔다. 코로 흡기를 하니 이상하게도 폐가 얼어 붙는 느낌이 덜했다. 한달, 두달 호흡법과 달리기에 적응해 나아갔고 군 입대 전까지 4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있는 체력을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익힌 달리기 호흡법을 군대에서 달릴때, 전역 후 이따금 혼자 달릴때, 그리고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속도를 낼때에는 구강호흡 비율을 늘리는 등 상황에 맞게 호흡법을 응용하고 있다.

 달리기 호흡법은 아마 공교육 체육에서 배운 것들 중 지금도 써먹는 유일한 기술일거다.

 습습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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