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달리는 게 좋다. 처음엔 그저 빠르게 달릴 체력이 없어서였다. 그러나 일 년 전 이맘때쯤 도시명상을 만나고 ‘천천히’의 매력을 알아버렸다. 마음도, 행동도 도시명상이란 이름과 너무나도 어울렸던 사람들이 함께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처럼 무더운 여름, 보미님이 서교동 스튜디오 오픈 소식을 처음 알리는 그 자리에 함께 했고 늦은 저녁의 서교동을 함께 달렸다. 물론 천천히였다. 분명 더 빨리 달려도 이상하지 않았을 사람들인데 그들은 무리하지 않고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달리기를 마친 뒤 이어지는 긴 호흡의 명상. 도시와 명상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니. 나는 그날 내가 평생 천천히 달리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9년째 알고 지낸 친구와 매주 한 번씩 퇴근 후 함께 달리고 있다. 코스는 항상 동일하게. 당산 토끼굴을 지나 한강에서 시작해 조금 지나면 보이는 여의도와 샛강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늘 북적이는 여의도 한강공원과 달리 무서울 정도로 한산한 샛강 공원길을 정확히 한 시간 동안 달린다. 나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해 둘만의 정기 모임을 제외하곤 다른 운동을 하지 않는 친구 덕분에 8분에 가까운 페이스로 달릴 수 있다. 서로를 잘 알고 오랜 기간 봐 온 친구라 우리는 정말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말을 하려면 숨이 차지 않아야 하고, 숨이 차지 않으려면 천천히 달려야 한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달리기를 하러 온 건지 회포를 풀러 온 건지 모르겠지만 행복한 시간임은 틀림없다. 우리의 옆으로 수많은 러너들이 지나가고, 아마 우리보다 느리게 달리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지난 일주일 간 있었던 일들을 서로에게 잔뜩 풀어내기 바쁘기 때문이다. 저번 주말에 새로운 카페에 갔는데 커피가 어땠고, 어제는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오만 생각에 잠이 안 와 저땠고, 오늘은 회사 프로젝트가 바빠져 이랬고…… 그러고 보니 마치 여자친구인 것처럼 시시콜콜 조잘댄 것 같다.
각자 인생이 바쁘단 이유로 오래된 친구들마저 얼굴 보기 힘든 시대에 함께 숨을 고르며 나란히 달려갈 수 있는 매개가 되어주는 느린 달리기는 정말이지 소중하다. 나에게 천천히 달리는 것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일주일을 지탱하는 루틴이고, 미래에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꼿꼿이 산책을 할 수 있는 기반이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마디라도 더 나눌 수 있는 산책이다.

천천히 달리는 게 좋다. 처음엔 그저 빠르게 달릴 체력이 없어서였다. 그러나 일 년 전 이맘때쯤 도시명상을 만나고 ‘천천히’의 매력을 알아버렸다. 마음도, 행동도 도시명상이란 이름과 너무나도 어울렸던 사람들이 함께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처럼 무더운 여름, 보미님이 서교동 스튜디오 오픈 소식을 처음 알리는 그 자리에 함께 했고 늦은 저녁의 서교동을 함께 달렸다. 물론 천천히였다. 분명 더 빨리 달려도 이상하지 않았을 사람들인데 그들은 무리하지 않고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달리기를 마친 뒤 이어지는 긴 호흡의 명상. 도시와 명상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니. 나는 그날 내가 평생 천천히 달리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9년째 알고 지낸 친구와 매주 한 번씩 퇴근 후 함께 달리고 있다. 코스는 항상 동일하게. 당산 토끼굴을 지나 한강에서 시작해 조금 지나면 보이는 여의도와 샛강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늘 북적이는 여의도 한강공원과 달리 무서울 정도로 한산한 샛강 공원길을 정확히 한 시간 동안 달린다. 나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해 둘만의 정기 모임을 제외하곤 다른 운동을 하지 않는 친구 덕분에 8분에 가까운 페이스로 달릴 수 있다. 서로를 잘 알고 오랜 기간 봐 온 친구라 우리는 정말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말을 하려면 숨이 차지 않아야 하고, 숨이 차지 않으려면 천천히 달려야 한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달리기를 하러 온 건지 회포를 풀러 온 건지 모르겠지만 행복한 시간임은 틀림없다. 우리의 옆으로 수많은 러너들이 지나가고, 아마 우리보다 느리게 달리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지난 일주일 간 있었던 일들을 서로에게 잔뜩 풀어내기 바쁘기 때문이다. 저번 주말에 새로운 카페에 갔는데 커피가 어땠고, 어제는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오만 생각에 잠이 안 와 저땠고, 오늘은 회사 프로젝트가 바빠져 이랬고…… 그러고 보니 마치 여자친구인 것처럼 시시콜콜 조잘댄 것 같다.
각자 인생이 바쁘단 이유로 오래된 친구들마저 얼굴 보기 힘든 시대에 함께 숨을 고르며 나란히 달려갈 수 있는 매개가 되어주는 느린 달리기는 정말이지 소중하다. 나에게 천천히 달리는 것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일주일을 지탱하는 루틴이고, 미래에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꼿꼿이 산책을 할 수 있는 기반이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마디라도 더 나눌 수 있는 산책이다.